한의서

격론

  • 의서명의방강요

상세내용

이 책을 저술함에 있어 주진형(朱震亨, 호(號) 단계(丹溪))은 외감(外感)을 깊이 연구한 장중경(張仲景)과 내상(內傷)을 깊이 연구한 이동원(李東垣)의 서(書)를 참조하였으며, 이른바 국방지학(局方之學)이 얼마나 의도(醫道)를 잘못 인도하고 있는 가를 입증하는데 특히 노력하였다. 그의 이러한 입장은 그가 쓴 서문(序文)에 잘 나타나 있다. 즉, 첫째로 세상 의가(醫家)들이 모두가 『소문(素問)』을 멀리하고 국방지학(局方之學)에만 전념하는 폐단을 깊이 깨닫고 다년간 『소문(素問)』을 정독한 끝에 ‘『소문(素問)』이 아니면 의서(醫書)가 이론이 설 수가 없고 『본초(本草)』가 아니면 입방(立方)이 설 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으며, 둘째로 하간대인(河間戴人) 유완소(劉完素), 동원(東垣) 이고(李杲), 해장(海藏) 왕호고(王好古) 등의 서(書)를 통해서 습열상화(濕熱相火)야말로 병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단계(丹溪) 자신이 다년간의 공부를 한 이론을 바탕으로 저술한 의서이다. 책의 명칭을 『격치여론(格致餘論)』이라고 한 것은 의서(醫書) 내지 의도(醫道) 공부도 의학에 있어서의 격물치지(格物致知) 자세로 하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붙인 것이다. 이 책에는 음식색욕잠서(飮食色欲箴序), 양유여음부족론(陽有餘陰不足論), 치병필구기본론(治病必求其本論), 색맥론(濇脈論), 양로론(養老論), 자유론(慈幼論), 하월복음재내론(夏月伏陰在內論), 두창진씨방론(豆瘡陳氏方論), 통풍론(痛風論), 해학론(痎瘧論), 병사수실위기상자물사공격론(病邪雖實胃氣傷者勿使攻擊論), 치병선관형색연후찰맥문증론(治病先觀形色然後察脈問證論), 대병불수금기론(大病不守禁忌論), 허병담병유사수론(虛病痰病有似祟論), 면비득냉칙흑론(面鼻得冷則黑論), 태자타론(胎自墮論), 난산론(難産論), 난산태손임력론(難産胎損淋瀝論), 태부전포병론(胎婦轉胞病論), 유경론(乳硬論), 수태론(受胎論), 인영기구론(人迎氣口論), 춘선론(春宣論), 순주의냉음론(醇酒宜冷飮論), 옹저당분경락론(癰疽當分經絡論), 비약환론(脾約丸論) 등 총 42종의 이론이 설명되어 있다. 그 중 「양유여음부족론(陽有餘陰不足論)」론은 주단계(朱丹溪)의 대표적인 학설이 되었으며, 「여담론(如淡論)」등의 학설은 뒤에 『의학입문(醫學入門)』등에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갈수록 『소문(素問)』을 멀리하고 갈수록 국방지학(局方之學)에 매달리는 의학계(醫學界)의 현실상황에서 이를 근본적으로 시정하고자 노력하였다는 점에서 의학사상 가치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