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서

광제비급

  • 의서명의방강요
  • 저자조선 정조(正祖) 때의 평안도 의사 이경화(李景華)가 제세구민(濟世救民)할 목적으로 지은 의서(醫書).
  • 발행일자조선시대(정조조)

상세내용

"이경화는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활동한 평안도 성천출신의 의학자이다. 어려서는 관직에 뜻을 두고 유학을 공부하였으나 서북인들은 관직의 진출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이후로 줄곧 의학에 전념하였다. 고향에서 의술을 배풀던 중에 1790년 당시 함경도 관찰사였던 이병모(李秉模)의 주선으로 『광제비급(廣濟秘笈)』 4권을 저술하였다. 기존의 연구서 등에는 『광제비급』의 저자인 이경화를 숙종때 충청도에서 송시열의 제자로 활약했던 이경화로 여기고 있으나 숙종때의 이경화는 1629년에 출생하여 1706년에 작고하였으므로 『광제비급』(1790년 간행)의 저자인 이경화와는 동명이인이다. 18세기 후반에는 평안도와 함경도에 기근과 전염병이 유행하였는데, 당시 함경도 관찰사로 있던 이병모는 제세구민(濟世救民)할 목적으로 의서편찬을 구상하여 주변에 명의를 수소문하던 중에 윤포암(尹圃巖)이라는 사람의 소개로 이경화를 알게 된다. 이병모가 쓴 서문에서 이경화를 백발이라고 소개하고 있고 이경화가 쓴 발문에서는 자신이 의학에 뜻을 둔지 50여년이라고 하였으므로, 이 때에 그는 이미 만년의 나이였다.
『광제비급』은 총 4권으로 이경화가 이병모의 부탁을 받고 함경도 관영에서 숙식을 해가며 3개월만에 지은 의서이다. 이 책의 저술의도는 구급질환에 응용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책의 목차도 구급질환이 먼저 나오고 다음으로 잡병, 부인, 소아의 내용이 실려 있다. 전체적으로 『동의보감』(허준 저), 『수세보원』(공정현 저), 『본초강목』(이시진 저)을 다수 인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는 책은 『동의보감』이다. 이 책은 구급, 잡병, 부인, 소아의 네 개로 크게 나뉘어 있는데, 각 부분의 내용은 주로 졸도, 중독, 급통 등 급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치법도 주로 단방 내지는 간단한 처치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광제비급』의 저술목적이 일반인들이 쉽게 응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동의보감』의 내용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주로 『동의보감』중 인삼(人蔘), 당귀(當歸)와 같이 얻기 쉬운 약재들의 단방치험(單方治驗)을 쓰고, 그 약명에는 우리말 이름을 붙여 일반 사람도 알기 쉽게 하였다.
이 책의 간행은 『동의보감』이 저술된지 150여년이 지난 후 지방에서 활동하는 의사들도 『동의보감』을 임상의 기본서로 충실히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이 책의 말미에 향약에 대한 내용도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향약구급방』이후 민간에서 사용한 국산약재를 이용한 치료법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