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서

단방비요경험신편

  • 의서명의방강요
  • 저자저작은 관재(觀齋) 신해용(申海容) 저술, 송촌(松村) 지석영(池錫永) 교정
  • 발행일자일제시대(1913년 10월 서울 동서관(東書館)에서 처음 발간됨)

상세내용

"수양산인(首陽山人) 오영근(吳榮根)은 서문에서 저자 신해용이 제자백가를 섭렵하고 서양의학을 공부했으며 동서고금의 실험단방(實驗單方)을 망라하여 몇 년에 걸쳐 집필했다고 적고 있다. 또 세간에 이른바 비방(秘方)이란 것은 농단(壟斷)하여 자신의 이득만을 붙잡고자 하는 것이니 비록 절친한 벗이나 가까운 친척이라도 그 중 한두 가지라도 기꺼이 전해주는 법이 없다고 비평하면서 저자의 넓은 마음을 칭송하였다. 저자는 「예언(例言)」에서 “一, 本書는 廣히 諸科의 疾病을 網羅하야 普通療法을 詳細히 記述하며 日常目擊하는 急病救助에 對하야는 特히 用意하고 卷末에는 流行性各種傳染病의 豫防法을 附記하야 公衆衛生의 一助를 作함” 이라고 자신의 편집의도를 직접 밝혀 놓았다.
본문의 수록원칙을 제시하였는데 약품은 오로지 본토소산으로 날마다 먹는 음식물 중에서 흔히 찾아 쓸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한 것을 가려 뽑아 쓰며 독극물과 같은 위험한 약제를 일체 생략하였다. 하지만 책 속에는 왕왕 기가 막히게 좋은 처방이 많고 흔히 볼 수 있는 약품이라도 병을 낫게 하는 신기한 효과가 있다고 자부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의료시설이나 약품이 매우 드문 벽지와 약이(藥餌)을 구하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과 의약을 모르는 사람에게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대상독자층을 밝혀 놓았다. 아울러 전문이 국한대역 혹은 한글병용으로 편집한 사유가 피력되어 있다. 즉 일반인이 알아보기 쉽고 이해하기에 편리한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또 일일이 언문을 옆에 붙였으므로 여자와 어린애라도 쉽게 해석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한 가지 의외인 것은 그 다음에 수록된 분량의 기준으로 ‘梧子大라함은 大豆準하며 彈子라함은 鷄子黃에 準함’이라 한 대목이다. 오자(梧子)를 오동실(梧桐實)로 해석하면 대두(大豆)에 기준한 것이 다소 큰 것이며 탄자(彈子)를 달걀노른자 크기로 보면 탄환(彈丸)이 아니라 거의 포환(砲丸)에 가까운 크기가 될 것 같다. 또 수일승(水一升)은 약반근(約半斤)이라 했는데 그저 경험에 따른 눈대중으로 처리하지 않고 계량적 수치를 제시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본문에는 두(頭), 면(面), 안(眼), 이(耳), 비(鼻) 등 외형편 20부가 수록되어 있고 이어 정(精), 기(氣), 신(神) 등 내경편 12문, 풍(風), 한(寒), 서(暑), 습(濕) 등 잡병편 19문 그리고 부인문과 소아문, 구급문, 외상문, 해독문이 차례로 들어있다. 재미있는 것은 구급문에 인공호흡법이 실린 것인데, 후방에서 견인하는 방법과 전방에서 흉부를 압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또 외상문에 탈구와 정복법(整復法: 바로마초는법)이 들어 있어 다소 이색적인데, 절골(折骨)로 인한 극심한 통증에 봉선화근(鳳仙花根)을 갈아 진통제로 사용하고 있다. 여러 가지 질병을 풍문(風門) 외 28문과 두부(頭部) 외 16부로 나누고 440여 병명을 나열하였으며, 주로 단방(單方)으로 그 치료법(治療法)을 쓴 것으로 한문을 한글로 번역하여 일반인이 읽기 쉽게 하였다. 융희(隆熙) 2년(1908) 2월에 회관거사(晦觀居士) 이응익(李應翼)이 쓴 서문이 들어 있다.
누구든지 이 책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험방류이거나 혹은 이것저것 토막지식을 모아놓은 간이방서로 여기기 쉽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몇 가지 의의가 있다. 우선 이 책에는 전래의 경험처방과 서양의학에서 도입된 전염병 지식이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이 그 첫째이고, 두 번째로 한자로 된 원문에 한글 풀이를 덧붙임으로써 한문사용에 익숙한 지식층과 언문이 쉬운 기저층에 모두 호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다. 이 책은 구한말 대한제국 시기에 단방을 위주로 한 치료법이 어떻게 사용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자료로, 대한제국 시기 한의학의 모습을 연구하는 데에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