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서

언해구급방

  • 의서명의방강요
  • 저자허준이 왕명을 받아 간행한 의서
  • 발행일자1607년

상세내용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배경은, 17세기 초 조선에서는 임진왜란의 후유증으로 조선 전역에 기근과 전염병이 난무하여 사망자가 속출하였다. 1602년에는 함경도, 전라도에 전염병이 발생하여 1604년까지 계속되어 조정에서는 의관들을 각도에 파견하였다. 더욱이 1603년에는 왕세자 제2남과 왕녀가 전염병으로 갑자기 죽게 되고 1604년에는 왕마저 병환으로 눕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들이 당시 의관이나 백성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의서 간행의 필요성을 증대시켰다. 그래서 선조는 어의였던 허준에게 명하여 이 책을 편찬하게 하였다. 이때 허준은 『동의보감』을 편집하고 있는 중이었으며 본 『언해구급방』외에도 『언해두창집요(諺解痘瘡集要)』『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를 이어서 편찬하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의 편찬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언해본들을 편찬한 것은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가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언해두창집요』 의 발문에는 “예전에 왕자가 두창에 걸려 증세가 좋지 않았으나 세속의 금기에 얽매어 감히 약을 쓰지 못하고 의관의 무리들은 팔짱을 끼고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주상께서는 왕자가 비명에 간 것을 가슴 아파하시고 약을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하셨습니다. 경인년(1590) 겨울 왕자가 또 이 병에 걸렸는데 성상께서는 지난 일을 기억하시고 …중략 … 신축년(1601) 봄에 신에게 하교하시기를 ‘평시에 『태산집』『창진집』『구급방』이 세상에 간행되었으나 왜란 후에는 모든 것이 없어졌다. 너는 마땅히 의론과 처방을 찾아 다루어 3종의 책으로 만들라. 그러면 내 그것을 몸소 볼 것이다. 또 왕실에 내장하고 있는 고금의 의서를 내줄 터이니 그것을 검토하고 편찬에 참고하라.’고 하셨습니다.”라는 이 책의 편찬배경과 관련된 기사가 실려 있다.
허준이 왕명을 받고 1601년부터 『구급방』『두창집요』『태산집요』저술하기 시작하였고 여기에 언해를 붙여 1607년에 『언해구급방』을, 그 이듬해에는 『언해두창집요』와 『언해태산집요』를 간행하였다.
이 책은 크게 상하 2권으로 되어있으며 상권은 중풍(中風), 파상풍(破傷風), 중한(中寒), 음양역(陰陽易), 중서(中暑), 기궐(氣厥), 담궐(痰厥), 식궐(食厥), 시궐(尸厥), 졸사(卒死), 중악(中惡), 귀염(鬼魘), 사수(邪祟), 전광(癲狂), 상기(上氣), 두통(頭痛), 심통(心痛), 복통(腹痛), 산통(疝痛), 곽란(霍亂), 후폐(喉閉), 설종(舌腫), 제골경(諸骨鯁), 오탄금철(誤呑金鐵), 제충오탄(諸蟲誤呑), 비사입구안(飛絲入口眼), 매목(眛目), 실음(失音), 해역(咳逆), 토혈(吐血), 육혈(衄血), 구규출혈(九竅出血), 안정돌출(眼睛突出), 실흠탈함(失欠脫頷), 대편불통(大便不通), 소편불통(小便不通), 입정총졸사(入井塚卒死), 자액사(自縊死), 익수사(溺水死), 동사(凍死), 기사(饑死)의 내용이 실려있고, 하권은 제수상(諸獸傷), 광견상(狂犬傷), 제충상(諸蟲傷), 제충입칠규(諸蟲入七竅), 금창상(金瘡傷), 타박상(打撲傷), 타압상(墮壓傷), 근단골절상(筋斷骨折傷), 제자상(諸刺傷), 탕화상(湯火傷), 음식독(飮食毒), 제약독(諸藥毒), 제육독(諸肉毒), 제어독(諸魚毒), 제과독(諸果毒), 제채독(諸菜毒), 충독(蟲毒), 역려(疫癘), 대두온(大頭瘟), 옹저(癰疽), 대풍창(大風瘡), 천포창(天疱瘡), 음식창(陰蝕瘡), 연훈독(烟熏毒), 난산(難産), 포의불하(胞衣不下), 급만경풍(急慢驚風), 두창흑함(痘瘡黑陷), 제혈론(諸穴論), 속방약(俗方藥), 학질약(瘧疾藥), 상식상기(常食相忌), 약주방문(藥酒方文)의 내용이 실려있다. 이 책은 전염병 대책을 위해 지어진 의서여서 전염병치료에 관한 내용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흔히 앓을 수 있는 구급질환에 관한 내용까지도 담고 있다.
이 책은 모본이라고 생각되는 『구급방』과는 언해가 붙어있다는 것 외에도 인용문헌 및 편제가 확연히 다르고 내용 또한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의서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본 의서는 허준이 『동의보감』의 편찬과정 중에 저술한 것이므로 『동의보감』의 내용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단지 『동의보감』은 내용이 세밀하고 전문성을 띤 종합의서의 성격을 갖는다면, 『언해구급방』은 간략한 내용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언해두창집요』, 『언해태산집요』와 함께 조선 중기 언해본의서의 대표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