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이야기

대원사 계곡

대원사 계곡

“계류에 발 담그며”
대원사계곡 Sancheong Story

대원사 계류에 발을 담그니 독경소리가 마음을 씻어낸다

계곡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계곡 너럭바위에 서면 찬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그런 계곡이 지리산 산줄기와 골짜기로 12킬로미터나 이어진다. 푸른 산 맑은 물의 정기가 굽이쳐 내리는 그 계곡에 대원사가 있다.

필수정보
  • 여행에 필요한 것 : 대원사 계곡에는 야영장이 있다.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길 사람은 야영 장비를 준비하면 된다. 계곡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갑자기 물이 불어나 위험하니 장마 등 비가 많이 올 때는 항상 계곡 곳곳에 설치한 스피커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계곡은 여름에도 서늘하니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긴팔 옷을 준비하자.
  • 꼭 봐야할 풍경 : 대원사와 사찰 내부 다층석탑, 대원사 계곡 생태탐방로는 놓치기 아까운 곳이다. 모든 계절이 다 아름답지만 청량한 여름과 붉게 물든 가을의 대원사 및 대원사 계곡 풍경은 특히 인상깊다.
대원사 계곡2
# Story 1

푸른 산을 품고 흐르는 대원사 계곡

59번 도로에서 대원사계곡 쪽으로 들어간다. 길 오른쪽에 평촌마을이 있고 왼쪽에는 옛 절 삼장사 터가 있다. 삼장사가 번창했던 시절에는 스님이 수백 명이고 오가며 머물던 사람까지 더하면 천 명이 머물렀던 큰 절이었다. 지금은 그 절터에 탑만 남아 옛 이야기를 전한다. 길은 한길로 이어져 계곡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좌우로 600미터 이상의 봉우리들이 솟아 이어져 지리산 더 높은 능선을 향해 달려가는 형국이니 그 사이를 흐르는 계곡이 더 깊어 보인다.

계곡의 맑은 물이 푸른 숲을 담고 있어 푸르게 보인다. 크고 작은 바위와 너럭바위 위를 흐르는 물은 맑다 못해 시리도록 투명하다. 가을이면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이 비쳐 계곡도 울긋불긋 빛난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서 바위계곡이 아름다운 유평계곡을 구경할 수도 있고 대원사를 먼저 들러 사찰을 구경할 수도 있다.

# Story 2

1500년 전 지리산에 세워진 대원사

대원사는 1000년 하고도 5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리산 유평리 계곡을 지키고 있다. 대원사로 가는 길에 금강송이 여행자를 반긴다. ‘방장산대원사’라고 적힌 일주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천왕문이다.

천왕문을 지나 2층 누각 봉상루를 통과해 대웅전 앞마당에 들어서면 대웅전과 원통보전이 또 다른 계단 위에 서 있다. 대원사는 548년(진흥왕9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했으며 당시에는 평원사라 하였다. 그 뒤 1천여 년 동안 폐사되었던 것을 1685년(조선 숙종11년)에 운권선사가 문도들과 함께 절을 짓고 대원암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이후 서쪽에는 조사영당을 보수하고 동쪽에는 방장실과 강당을 건립하여 대원사라 개칭했다.

1914년 1월 12일 밤에 화재가 발생하여 절이 모두 타 버린 것을 중창하였고, 6ㆍ25 한국전쟁 등으로 폐허가 되어 방치되었던 것을 1955년 9월에 비구니 법일스님이 주지로 임명되어 1986년까지 대웅전, 사리전, 천광전, 원통보전, 산왕각, 봉상루, 범종각, 명부전을 지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대원사는 우리나라 비구니 3대 사찰 중 한 곳이다. 대원사에는 보물이 하나 있는데 1992년에 보물 제1112호로 지정된 대원사 다층석탑이 그것이다. 646년 선덕여왕 시절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탑을 건립했다. 어른 키의 5~6배나 될 정도로 높다. 두 개의 기단에 8층으로 탑신을 세웠는데 그 모양이 날렵하게 하늘로 솟아오른 모양이다.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에는 탑에 서광이 비치고 향기가 경내에 가득 퍼진다는 전설이 내려오기도 한다.

절 주변에 피어난 들꽃과 백일홍, 그리고 정갈하게 놓인 장독대는 대원사계곡과 절 구경에 덤으로 따라오는 볼거리들이다. 푸르른 시절 맑은 계곡과 함께 대원사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단풍으로 물든 산천에 둘러싸인 대원사 사찰 풍경도 아름답다. 눈이 내려 온통 새하얀 산 속 완만하게 굽은 곡선의 한옥 기와 용머리와 저 멀리 넘실대는 지리산 능선 산줄기가 닮았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여행자의 마음도 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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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3

깊은 계곡 푸르른 산천은 누구의 기상일까

대원사 계곡은 대원사를 지나 7~8킬로미터 더 올라간다. 원래 이 계곡의 이름은 유평계곡인데 대원사가 유명하여 계곡 이름이 대원사 계곡으로 바뀌었다. 대원사 계곡과 대원사는 길이 없던 시절 지리산 여러 봉우리에 묻혀 세상이야기 하나 들릴 것 같지 않은 오지였다.

이런 형국의 지형이니 길 없는 시절 이곳은 은둔자가 찾아들기 좋은 곳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의 기치가 외세의 개입으로 좌절되자 혁명의 동지들이 대원사계곡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항일 의병의 은신처였다. 이어 한국전쟁 이후 빨치산이 활동했던 때에는 낮에는 국군이 이 계곡을 점령했고 밤에는 빨치산의 세상이 되었다. 이후 1960년대에는 화전 일구며 목숨을 이어갔던 가난한 사람들의 안식처였다.

오색빛을 발산하는 지리산의 세 탑 이야기

조선불교통사에 따르면 지리산에 세 탑이 있는데 대원사탑이 동탑, 법계사탑이 중앙탑, 화엄사 삼층탑이 서탑이다. 이 세 탑에서 일 년에 두 번씩 오색 빛이 나와 공중에서 만나 휘황한 빛을 발산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는 이 세 탑에 모셔진 부처님 사리가 몸의 한 부분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